RICE 요법

봄꽃이 만개하는 4월은 상춘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나선 산행이나 꽃놀이에서 자칫 염좌나 골절 등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3~4월을 기점으로 발목 염좌, 인대 파열, 다리 골절 등 관련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가볍게 여기고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만성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양규현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나들이에서 경험하는 발목 염좌 등의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점진적인 관절 건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발목 염좌는 발목을 지탱해주는 인대가 외부 힘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거나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매년 인구 1000명당 2~7명이 겪을 만큼 흔하게 나타난다. 대부분의 발목 염좌는 발목이 안으로 꺾이는 자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의 약 80%는 발목 바깥쪽 인대에 손상이 생긴다.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통증과 압통, 부종이 나타난다. 많은 이들이 겪는 1도 염좌는 인대나 주변 조직에 미세한 손상이 가해지는 것인데 통증은 심하지 않으나 그대로 방치하면 발목 불안정증, 발목터널증후군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1도 염좌는 ‘RICE’ 응급 처치와 관리 등의 보존적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RICE 요법이란 휴식(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높이 올려놓기(Elevation)를 의미한다. 깁스와 보조기로 환부를 고정하고 목발을 쓰는 것 역시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에는 근력 강화와 균형감각 증대를 위한 물리치료·재활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염좌가 심한 경우에는 손상되는 순간 툭 하는 파열음이 들리기도 하는데 이는 2~3도 염좌를 가리킨다. 단 염좌의 증상과 통증이 정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발목 근육 강화에 신경 쓰는 것이다. 장시간 걷거나 발목을 사용할 일이 많을 경우 수건 등을 활용해 미리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에는 발목 움직임에 주의해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바닥면이 미끄럽지 않고 쿠션감이 적절한 신발을 신어 발목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다.

골밀도가 낮은 여성이나 고령의 노인이라면 나들이 시 발목 염좌 못지않게 주의해야 하는 것이 고관절 골절이다. 넘어지거나 굴러떨어지는 등 낙상 사고가 일어나면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의료계 연구에 따르면 고령층이 고관절 골절로 1년 내 사망할 확률은 25%에 달한다. 2년 내 사망률은 70%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극심한 통증뿐 아니라 서거나 걷는 활동이 어려워지는데 이는 침상 활동밖에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따라서 고관절 골절 시에는 인공관절치환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양 원장은 “노년에는 가볍게 엉덩방아만 찧어도 고관절이 부러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유동인구가 많거나 경사가 진 곳, 고르지 못한 지면 등에서는 넘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조심해서 이동하되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